[Watcha]
눈을 감고 춤을 추면서도 생각나는
<마더>
Mother
2009년 | 128분
봉준호
김혜자, 원빈
엄마는 이런 걸 아무 데나 두고 다니면 어떻게 해.
내 아들은 범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내 아들이니까.
엄마(김혜자)와 아들 도준(원빈)은 둘이서 함께 살아간다.
도준은 어딘가 모자란 듯 보이는 스물여덟의 청년이다.
자잘 자잘한 사고를 치고 어수룩한 면모를 보이지만
그것들이 다른 사람에게 큰 해가 될 거 같지는 않아 보인다.
어느 날 그 마을에서 한 소녀가 살해를 당하는데 도준은 범인으로 몰린다.
엄마는 도준이 범인이 아닌 증거를 찾기 위해 홀로 발 벗고 나선다.
바보 같음이 착한 건 아니다.
영화의 초반에서 도준의 모습은 너무 어수룩해서
걱정스럽고 안쓰럽기까지하다.
그의 바보 같은 모습과 그를 챙겨야 하는 '엄마'를 보면서
둘의 관계와 미래를 걱정하게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그렇지만 바보 같은 게 착한 것은 아니다.
'도준'은 그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착하기 위해서 배워야 하고
계속해서 생각해야 한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믿어 주는 사람
'엄마'는 신기하리만큼 '아들'을 믿는다.
아들이 믿지 말라고 해도 믿을 것만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 믿음이 어디서 나온 것일지 잠시 생각해보았다.
자신의 아들이라서 또는 자신이 엄마이기 때문에 그런 흔들리지 않는 믿음.
그리고 지키고 말겠다는 객기와 비슷한 '용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왜 옥상일까?
피가 많이 나니까 사람들 보고 와서 도와달라고 올려놓은 게 아닐까?
진짜 범인이 밝혀지더라도
영화는 아주 자연스럽게 진짜 범인을 알려준다.
세상은 '범인'을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과 관객은 범인을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그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것만 같다.
눈을 감고 춤을 추다.
<마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오프닝과 마지막 씬이다. 이 둘은 연결되어 있다.
'엄마'가 갈대밭에서 홀로 춤을 추는 장면이다.
'엄마'는 춤을 추고 다시 '아들'을 위해 살아갈 것이다.
엄마는 아주 잠시나마 눈을 감고 춤을 추며
'엄마'라는 단어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모든 '엄마'는 춤을 추고 싶을 것이다.
어떤 영화는 한 인물이 겪는 삶의 무게를 통해
우리의 삶의 무게를 보여준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삶은 정말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는 나눌 수 없는 이야기, 상상할 수 없는 무게라고 생각한다.
매일매일을 춤을 추고 싶은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사랑'이든 '책임감'이든 어떤 단어와 무게로 인해
자식을 지키고, 자신을 희생시킬 것이다.
세상의 모든 엄마가 그러라는 법은 없지만
많은 엄마들의 마음 중 일부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Watcha] 눈을 감고 춤을 추면서도 생각나는 <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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