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이나 재미있소
<미스터 션샤인>
총 24회

슬픈 장면이 있는 드라마에 항상 <미스터 션샤인>의 장면이 있었다.
왜인지 모를 김태리가 울고 기차가 나뉘는
그 장면을 가끔 마주치며 이 드라마의 스토리를 다 알고 그 장면을 느끼고 싶었다.
드라마가 나올 때 출연배우의 루머 때문에 보지 않았지만
많은 시간이 흘렀고 배우를 역할로만 보자고 생각하며 보게 되었다.
연기는 참 잘하네... 대체 불가능한 것은 인정합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만든 이 드라마는
의병의 이야기와 조선이 개화하던 그 시기를 너무나 잘 보여준다.

모든 드라마의 첫 장면에 허구임을 알리는 문구에도 불구하고
청원이 올라왔다고 한다.
이런 드라마가 역사를 왜곡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곡은 잘못해석하는 것이다.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밝힌다. 허구임을 재구성된 것임을
나는 오히려 이 드라마를 통해
내가 살고 있는 나라와 조선의 500년의 역사가 길고
누군가가 지켜낸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나도 꽃으로 살고 있소. 다만, 나는 불꽃이오.
거사에 나갈 때마다 생각하오. 죽음의 무게에 대해.
양복을 입고, 얼굴을 가리면 우린 얼굴도 이름도 없이 오직 의병이오.
그래서 우린 서로가 꼭 필요하오.
할아버님께는 잔인하나 그렇게 환하게 뜨거웠다가 지려하오, 불꽃으로.
죽는 것은 두려우나, 난 그리 선택했소.

드라마의 주인공은 글의 힘을 믿지 않고 총을 들지만
작가가 써 내려간 이 글이 대본이 되고 영상이 되며 우리에게 다가오며
그 힘이 누군가에게 애국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그랬을 거 같다.

| 총을 잡은 공주님
고애신이라는 캐릭터가 좋았다.
아쉬운 점은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들이 그녀를 지켜주었다는 점
하지만 그 단단한 세 울타리가 그녀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면
시대상이 만든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하며
그녀가 잡은 총과 단단함을 먼저 떠올리며 마음에 담고자 한다.
앉아서 글을 쓰고 의견을 전달하기보다
행동이 앞서는 그녀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을 잡고
자신의 다친 마음을 결심으로 단단하게 다잡는 모든 장면이 좋았다.

| 이름 없는 의병
생각해보면 한국사 시간에 아주 가끔씩 가슴이 뜨거워지는 순간이 있었다.
나는 그것을 민족성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뭐든 빨리 뜨거워지고 빨리 식어버리는 대한민국이 맘에 들지 않았지만
드라마를 보니 우리의 민족성이 언제나 위기에서 우리를 지켜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런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지
그리고 왜 내가 이 나라에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조금 더 생각해 보며
이름 없는 의병과 그 헤어릴 수 없는 결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 모든 장면이 아름답더이다.
미스터선샤인은 모든 장면이 아름다웠다.
인물의 옷, 배경, 소품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다웠다.
흑백으로 바꾸면 교과서에 나오는 사진이 그대로 되는 듯한 장면 하나하나가
가끔씩 아무 의미 없는 대사에서도 장면 자체로 인해 감탄하게 만들었다.
정말 잘 만들어진 이런 드라마를 해외에서도 많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봄이 왔나 보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여기 다 있구려.
난 이리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오늘 나의 사인은... 화사요.

| 이병헌 씨는 연기를 어찌 그리 잘하시오?
그 루머에도 불구하고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왜 계속해서 얼굴이 나오는지 알게 되었다.
그의 필모를 다시 보게 되었고 다시 감탄했다.
실력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이런 걸까.
그의 연기를 보면 항상 놀라게 된다. 그 역할과 인물의 매력을 최대로 끌어올린달까
그의 연기에는 인간미라는 것이 있는 거 같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재미있는 요소

# '러브가 뭐요?'
러브라는 단어가 초반의 재미를 가져간다. 러브의 뜻을 모르는 아기씨는 러브를 하자고 당당하게 말한다.
그저 좋은 것이라면 하겠다는 그 당당함과 당참과 귀여움에 녹아버린 장면이었다.

강을 건너는 장면, 강을 걸어가는 장면이 좋았다.
강을 건너고 강을 걸어가며 그 날씨의 변화가 느껴져서 좋았다.
24회라는 긴 시간이 나는 짧게 느껴졌지만
계절의 변화가 보이면서 그들의 여정은 길게 느껴졌다.
유진과 고애신이 함께 하는 장면이 더 잦았으면 하지만
이 드라마의 특성상 매우 적당했다고 판단한다.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내 마음은 그저 이 드라마에 빠져버린 관객의 욕심이다.

고애신이 겪어야 했던 주변인의 죽음
마지막에 많은 이가 죽음을 맞는다. 특히 고애신이 아끼는 이들이 죽어간다.
하지만 그녀는 금방이고 다시 총을 잡고 어딘가에서 총구를 겨누고 있다.
그녀가 어떻게 회복했는지 얼마나 슬퍼하는지는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는 않았지만
사람을 따뜻하게 대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그녀가 그 죽음을 겪고 다시 이겨냈을 때 얼마나 단단해졌을지가 느껴지며
아프면서도 응원하고 싶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뛰고 있었소, 불꽃 속으로.
덕분에 불꽃놀이를 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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