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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Netflix

[Netflix] 박찬욱 감독의 Pick <박쥐> : 뱀파이어가 된 신부님

by G9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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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flix] 

박찬욱 감독의 Pick <박쥐> : 뱀파이어가 된 신부님

감독: 박찬욱

2009   133분

박찬욱 감독이 모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박쥐>를 자신의 영화 중에 최고로 꼽는다는 말을 듣고

예전에 슬렁슬렁 보았던 <박쥐>를 다시 한번 틀었다.

내가 무엇을 더 보았는지 덜 보았는지 모르겠지만 

최근 <헤어질 결심>으로 박찬욱 감독에 대한 믿음이 하늘을 치솟고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더 자세히 보았음은 분명하다.

 

<박쥐>를 보면서 뭔가 해석하겠다거나 의미가 있는 거 같다는 생각으로 몸을 앞으로 숙이며 보지 않았다.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책처럼 처음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즐겁게 받아들였고

감독의 연출 덕분에 한층 생생하게 받아들였던 거 같다.

다양한 인물과 박찬욱 감독만의 연출이 영화 자체를 감싸고돈다는 점이 인상 깊었고

보기 드문 현실기반 판타지 영화라고 생각이 들었다.

 

 

 

 

 

 

 

 

 

 

 

 

 

| 영화 줄거리

영화는 신부님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믿음이 굳건한 신부 '상헌'은 병원에서 근무하며 죽어가는 환자들을 보며 괴로워한다.

해외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백신 실험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죽음을 받아들이고자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죽기는커녕 뱀파이어가 되어 돌아온다.

그의 살아 돌아옴은 사람들에게 기적이 되고 그는 곧이어 엄청난 소문의 신부님이 된다.

그가 가지고 있던 종교적 실천과 믿음은 그의 삶이 '피'를 원한다는 부분에 있어서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살아있는) 사람의 피를 먹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신부로서 누군가의 피를 조금씩 빨아먹지만 

그것이 부족함을 그도 알고 있다.

어느 날 그는 기도를 해주기 위해 간 병실에서 어린 시절 친구인 '강우'와 '태주'를 만난다.

'강우'와 같이 자라 '결혼'까지 하게 돼버린 '태주'에게 빠지게 되고,

현실이 지긋지긋한 '태주'는 '상헌'을 이용한다. 어느 순간 둘은 용서받지 못하는 죄를 저지르게 되고

'태주'도 뱀파이어가 된다. 태주와 상헌의 뱀파이어로서의 삶은 누군가를 죽여야만 유지될 수 있을까?

 

 

 

 

 

 

 

 

 

 

 

 

 

| 하나님은 당신의 죄를 사합니다.

'상헌'은 신부로 아주 굳건한 믿음을 가진 신부처럼 보인다.

그는 사람들의 죽음을 괴로워하고 자신이 신부임에도 무능한 인간임을 괴로워한다.

그것 어쩌면 믿음으로 가장한 오를 수 없는 능력을 갖고 싶어 하는 욕심일지도 모른다.

그런 그에게 다가오는 선악과 같은 '태주' 

 

주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저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허락하소서,

살이 썩어가는 나환자처럼 모두가 저를 피하게 하시고,

사지가 절단된 환자와 같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하시고,

저를 지옥 속에 있게 하소서

 

 

 

 

 

 

 

 

 

 

 

 

 

 

| 맨발로 뛰어 나가는 '태주'

'태주'라는 인물이 나는 정이 갔다. 

그녀가 자라온 환경과 그녀가 답답해하는 그곳은 

그녀의 삶의 대부분이면서 가장 맞지 않는 공간이다.

한복점에서 단장을 하고 퇴근시간만 기다리듯이

그녀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계속해서 기다린 사람이다.

그녀의 기다림에 맞춰 온 '상헌'이 그녀는 얼마나 반가웠을까.

그녀의 범죄가 아무리 나쁘더라도

그녀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사랑을 준 사람들은 아무 죄가 없는가.

 

 

 

 

 

 

 

 

 

 

 

 

 

 

| 뱀파이어가 된 신부 '상헌'

상헌은 뱀파이어가 되고 나서도 자신의 욕망과 욕구를 억누르려 노력한다.

자신의 능력을 감추고 종교적으로 의미 있는 곳에서 계속 서있으려 노력한다.

그는 살아있는 이들 중 자살을 하고자 하는 이들의 피를 조금씩 먹지만

자신의 충동을 억누를 수 없음을 알게 된다.

허벅지를 아무리 때려도 어쩔 수 없음을.

그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정말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신부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그리고 뱀파이어로서 이렇게 세 자아 속에서 괴로워하고 있음은 충분히 느꼈다.

그는 모든 것을 최대한 '선'의 범위에 따라 선택했다.

그러가 '선'의 선택함에 있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의 진짜 가짜를 가리지 않았음이 문제가 된 듯싶다.

 

 

 

 

 

 

 

 

 

 

 

 

 

 

| 생기가 도는 뱀파이어 '태주'

'태주'의 등장은 회색빛 같다. 그녀가 어떤 옷을 입어도 그녀는 칙칙하고 부스스하다.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꾀나 기괴하다.

그녀가 싫은 뽕짝을 계속 듣고 있는 모습,

한복점에서 마네킹처럼 한복을 입고 단정히 앉아 있는 모습은 

그녀의 삶이 심리적으로 괴로웠음을 충분히 설득한다.

그녀는 웃질 않고 가끔 말할 때마다 어딘가 이상한 어조는

현악기 연주자의 실수처럼 느껴진다. 그런 그녀가 뱀파이어가 되고 나서는 행복해 보인다.

자신의 강함 때문인지 그동안 눌러졌던 것이 그녀의 이런 본성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뱀파이어가 된 그녀의 볼에 홍조가 뜨어졌을 때

그것은 그녀의 살아있음을 의미했다.

살아있는 뱀파이어 태주는 이 세상을 뱀파이어로서 즐길 준비가 완벽히 된 듯 보였다.

그녀의 행복을 조금 더 빌어주고 싶었으나...

 

 

 

 

 

 

 

 

 

 

 

 

 

 

| 둘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태주와 상헌은 결국 뱀파이어가 된다.

그 둘은 해가 없는 세상에서는 가장 강한 존재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행복하게 살지 못한다.

인간이었다가 뱀파이어로 변한 이들은

인간으로서의 어떤 것 때문에 행복하지 못한 듯싶다.

둘의 선택이 자발적은 아니었지만

함께 하여 아주 조금이라도 행복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사람들이었던 거 같다.

 

태주 씨랑 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죽어서 만나요

 

 

 

 

 

 

 

 

 

 

 

 

 

| 박쥐를 보고...

<박쥐>에 나오는 다양한 인물들이 좋았다. 살면서 한 번도 마주칠 수 없을 수도 있는 인물들은 영화가 흐를수록 그것보다 더 미스터리해지고 더 판타지적인 인물로 변한다. 신부에서 뱀파이어가 된 남자도 있고 자질구레한 일들을 하며 개처럼 큰 여자가 철없는 아들이게 시집을 간다. 이 어이없는 캐릭터는 누구 할거 없이 자신만의 흥미롭고도 처절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생각해 보면 신부라는 직업을 택하는 상헌에게 믿음은 삶의 전부였을지 모른다. 그는 뱀파이어가 되고 믿음에 반하는 삶을 살아야 했고 그의 기도문만 보더라도 믿음에는 욕망과 욕구를 제거해야 하는 부분도 포함되어 있던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힘들지 알 수 있다. 그런 그가 뱀파이어가 된 것은 인류에게 가장 잘 된 일일지 모른다. 태주는 어떻게 보면 먹여주고 재워주는 삶 속에 있지만 그 삶 속에서 태주가 원하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녀의 성격과 특성은 자기 스스로 해내는 것에 성취감을 느끼는 타입인 거 같다. 그렇게 그녀는 모든 집안의 이벤트들에 반하며 마치 상헌이 믿음으로 꾹꾹 눌러온 무언인가를 시간으로 눌러왔던 거 같다. 둘의 가슴 깊숙이 묻어뒀던 것이 폭발했을 때 그제야 둘은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되었다. 둘은 범죄를 저지르고 힘들어하는 인간이면서 동시에 욕구를 조절하고자 하는 생물이기도 욕구를 펼쳐 보이고 싶은 생물이기도 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다양성을 보여주는 모습이 흥미로웠고 그런 다른 둘이 또 사랑을 한다는 설정에서 이 둘의 사랑이 어떤 사랑인지 로맨스 장르만 보고 자란 사람인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태주씨, Happy birth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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