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cha]
어리석은 인간은 이기적이다.
A24영화 <램>
2021 | 1시간 46분 | 발디마 요한손
몇 개의 좋은 평을 보고 시작한 영화 <램>은
다 보고 생각보다 전체 평점이 낮아 놀랐다.
많은 여운을 남기게 하는 영화였기 때문에
보고 난 다음날 몇몇의 지인들에게 이 영화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어리석은 인간이 이기적이다
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영화 <램>은
'나'라는 인간의 머리를 고무망치로 쿵 치는 것만 같았다.
영화의 반전과 '아마 이렇게 흘러가겠지'나, 코난력 없이 보면
더 좋을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배경 너무 아름답다.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두 부부는 아이슬란드 외딴곳에 살고 있다.
농장일과 비슷한 일을 하고 양을 키우는 일을 하며
일이 있는 하루의 루틴과 서로에게 의지하며 사는듯한 부부
그리고 광활한 풍경을 담은 장면들은 드론으로 찍은 듯 활동적이지 않아도
저곳에서의 삶을 상상하게 만든다.
부지런해야 가능한 루틴을 보여주며
찬 공기, 습한 안개 등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는
날씨의 특별함이 함께 느껴졌던 것 같다.
가끔 멋진 배경을 보고 싶어 틀어보는 영화가 있는데
그런 영화 중 하나가 될듯싶다.
아이를 그리워하는 부부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지만
아이를 잃었다는 장면들이 연출된다.
부부는 바쁜 농장의 일을 매일매일 해나가면서도
자신들의 아이를 각자 떠올리곤 한다.
이 아이는 내 아이야
크리스마스날 무언가 다녀간 이후, 양은 반인반양의 무엇인가를 낳는다.
그 작은 "양인간"을 여자는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하며 집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반은 양이고 반은 인간인 양은 부부사이에서 인간처럼 자라게 된다.
이 과정을 보며 햇빛을 쬐고 임신했다던지
꿈에서 임신을 하여 아이를 낳았다는
설화와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래 없는 이야기는 아니지..
이 영화는 판타지일까?
라는 생각과 계속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아이는 내 아이가 맞아요. 제 아이를 돌려주세요
아이를 낳은 양은 아이를 격하게 찾는다.
집 앞까지 나온 양을 여자는 총으로 쏴버린다.
마치 자신의 아이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엄마처럼
인간이기에 쉽게 가능한 일을 쉽게 해 버린다.
이 아이는 내 아이다.
아이는 많이 커 두 발로 걷고 부부의 일을 따라갈 정도가 된다.
아빠를 따라 총을 들고나간 어느 날
집에 있던 여자는 섬뜩함을 느끼며 달려 나간다.
총소리가 들리며 목에서 피가 나는 남편을 발견하고 울부짖는데,
그 앞으로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한 반인반양과
같은 생김새를 가진 캥거루만큼 근육질의 (아빠) 반인반양이 서있다.
둘은 걸어서 성큼성큼 그 자리를 떠난다.
'서사'가 만드는 스잘데기 없는 믿음
부부가 자신의 아이라고 믿었던 건 무엇 때문일까
오랫동안 아프고 곪고 있던 자신들의 '아픔'이 아닐까
둘밖에 없는 하루에서 둘 사이에 벽을 만들게 된 '상실'은
곪고 곪아 '아픔'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딘가 이상함을 알았음에도 자신의 아이로서 허용했던 부분에는
자신들의 아픔을 끝내고 싶은 그 마음이 강했을 것이다.
더 이상 상실이 아닐 거라는 지점에 초점을 맞추며
불가능한 믿음을 지키는
이 이야기는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고 이기적인가를 보여준다.
자기중심적이라는 말은 인간에게 떨어질 수 없는 표현인가 보다.
발과 손이 있다는 이유로 내 아이라고 생각했다.
매일매일 양을 보아온 그녀의 시점에서
이해가 가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과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많은 것을 믿음으로 제쳐버리는 인간의 면모를 잘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한다.
반전이 있는 영화로 불리기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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